술독으로 인한 만성 두드러기 피부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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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두드러기 치료를 하다보면 환자들은 늘 처음부터 치료법이 맞길 기대합니다.
사실 제가 환자라도 그럴 것 같아요.
처음부터 쭉쭉 낫길 바라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병이 낫길 바라는 사람은 없겠죠.
하지만, 한의사는 신이 아니고 확률 싸움을 하는 인간...
어떻게 처음부터 병을 쭉쭉 낫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일단 확률상 제일 높다고 판단되는 치료부터 할 수밖에 없고
그 다음에 경과를 보면서 치료법들을 수정해가야 하는데,
만성 두드러기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분들이 조급하면 치료하기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환자 끌고 가는 것도 실력이라는 생각이 부쩍 많이 드네요.
60세 남성. 170cm 70kg. 피부 검은 편. 성향 음적.
작년 가을부터 전신에 피부 가려움증 시작. 보통 밤에 가렵고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짐. 만성 두드러기 치료를 위해 내원.
더운 곳 들어가면, 술 먹으면 더 심함.
운동 후에 더 심한 것 없음.
주로 자다가 2-3시 사이에 많이 가려움.
콜린성 두드러기인가 했는데, 막상 그건 아닌 것 같더군요.
신체증상은 싸인이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가끔 발이 차고, 소변이 약간 시원치 않다는 정도.
추위더위도 안 타고, 몸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다만, 이 분이 그동안 술을 엄청 자주 드셨다고 합니다.
술독이죠...
지나친 음주로 인한 두드러기.
이런 경우 고방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치자제, 인진호 계열...
치자*피탕, 인*호탕, 인*오령산 이 세가지 처방을 떠올렸습니다.
만성 두드러기 치료를 위해 일단 술 끊기로 하고
* 치자*피탕 10일 처방.
약간 호전이 있는 듯 하나 큰 차이는 모르겠다.
* 다시 동방 10일 처방.
무효.
* 처방 바꿈. 인*오령산에 청열해독제 추가. 10일분 처방 (인진호탕을 쓰지 않은 건 일단 치자제로 호전이 없었고, 대변의 문제보단 소변의 문제가 약간 더 있다고 판단해서..)
가려움 10->7. 많이 가려운 건 없음. 관절 접히는 부위만 조금 가려움. 변이 약간 불편. 한 번에 다 못 보고 하루에 2번 정도..
* 이수제 조금 줄임. 인*오령산가감 10일
가려움 거의 없음.
* 동방 20일 처방.
치자*피탕 20일 먹고 무효했는데, 인*오령산가감 20일 복용하고 만성 두드러기 치료가 거의 다 되었네요^^
환자분이 처음에 10일 두 번 드시고 와서는 호전이 별로 없으니까 나을 수 있겠냐 의심을 하더군요ㅜㅜ
당연한 의심입니다ㅜㅜ
하지만 피부병은 원래 처방을 찾는 데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고, 낫는 데도 시간이 좀 걸립니다.
이 환자분이 20일 먹고 그만뒀으면 아마 이 병 때문에 굉장히 오래 고생했을겁니다.
만성 두드러기 치료가 안 되고 평생 고생했을 수도 있죠.
어느정도 프로토콜을 가지고 있는 의사가 치료를 할 때
첫번째 치료법이 틀렸으면
그 다음 치료법을 선택할 땐 당연히 확률이 더 올라갑니다.
환자가 중간에 치료를 관두면, 환자도 손해 의사도 손해...
이런 분들은 제가 치료를 해 주면서도 나름 고맙게 느껴집니다. 믿고 따라줘서^^
이분은 총 3개월 드시고 만성 두드러기 완치가 되었습니다^^